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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7(2017) - 민주주의를 향한 분노와 눈물의 기록

by 취다삶 2025. 12. 11.

1987년을 다룬 영화 1987(2017)은 한국 현대사에서 가장 격렬하고도 중요한 시기였던 6월 민주항쟁을 다룬 작품입니다. 이 영화는 단순한 시대극이 아니라, 실제 강열한 기억과 아픔을 두려움, 분노를 기억해야 할 복함적인 감정을 가질수 밖에 없는 역사를 바탕으로 한 사실 중심의 재현과 더불어 그 시대를 살아간 다양한 인물들의 심리와 선택을 섬세하게 포착합니다. 특히 영화 속에 등장하는 전경, 검사, 기자, 대학생, 민중 등의 다양한 시선을 통해 민주주의라는 거대한 가치를 둘러싼 갈등과 연대를 입체적으로 보여주며, 관객에게 진한 감동과 역사적 성찰을 제공합니다. 본문에서는 이 영화가 어떻게 민주주의라는 주제를 표현했는지, 실제 역사적 사건들과 인물들이 영화 속에서 어떻게 재현되었는지, 그리고 영화가 오늘날 한국 사회에 주는 의미는 무엇인지를 중심으로 자세히 살펴보겠습니다.

 

1987(2017) 포스터 사진
1987(2017)

 

 

 

민주주의를 향한 분노와 눈물의 기록

영화 1987(2017)은 단지 과거를 회상하는 영화가 아닙니다. 이 작품은 대한민국의 민주주의가 어떻게 얻어졌는지를 극적인 사건과 인간적인 이야기로 담아낸 기록이자 고백입니다. 이야기는 서울대생 박종철 고문치사 사건으로부터 시작됩니다. 단순한 부검 보고서의 조작, 사건 은폐를 시도하는 경찰과 이를 묵과하지 않으려는 검사와 언론, 그리고 점점 커져가는 진실을 향한 민중의 분노. 영화는 이러한 사건 전개를 드라마틱하게 따라가며 당시의 정서와 분위기를 철저히 고증합니다. 특히 영화의 전개 방식은 각 인물의 시점에 따라 흘러가면서도 그 전개가 단절되지 않고 유기적으로 연결되도록 편집되었습니다. 예를 들어, 박처장(김윤석)의 권위적인 모습과 그에 반하는 최검사(하정우)의 정의감 있는 모습이 대비되면서 권력과 진실의 싸움이 점차 확산됩니다. 또한 이한열 열사의 죽음을 통해 사건이 감정적으로 절정에 달하게 되며, 시위 현장의 참혹함, 희생자 유가족의 절절한 심정 등이 극의 몰입을 더합니다. 이 영화의 큰 장점은 관객에게 ‘왜 그 시기가 중요했는가’를 감정적으로 이해시키는 방식에 있습니다. 이를 위해 영화는 피상적인 설명보다는 실제 사건을 통해 감정선을 따라가게끔 구성되어 있으며, 관객은 각 인물의 시선을 따라가며 ‘그 시절’로 자연스럽게 이입하게 됩니다. 그 과정에서 우리는 민주주의라는 가치가 얼마나 큰 희생과 분노 위에 세워졌는지를 절실하게 체감하게 됩니다. 마지막 장면에서 시위대가 거리를 메우고, 국민들이 진실을 알기 위해 스스로 움직이는 모습은 단지 영화적 연출이 아닌, 실제 역사 속 장면을 재현한 것으로 영화가 단순한 극영화가 아닌 ‘시민교육’의 수단이 될 수도 있음을 보여줍니다. ‘민주주의는 피를 먹고 자란다’는 말이 단순한 수사가 아님을, 이 영화를 통해 확인할 수 있습니다.

실제 인물과 사건, 그리고 영화적 재현

1987은 사실 기반의 영화입니다. 실제 있었던 인물들과 사건들이 주요한 줄기를 이루며, 그 과정에서 허구적 장치보다는 실재했던 사실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영화의 중심이 되는 사건은 ‘박종철 고문치사 사건’입니다. 경찰의 조작과 은폐 시도, 그리고 당시 언론과 검찰 내부의 갈등은 모두 실제로 있었던 일입니다. 박종철은 당시 서울대학교 언어학과 학생이었고, 그의 죽음은 대한민국 현대사에서 ‘민주주의를 향한 전환점’으로 평가됩니다. 이 사건은 당시 독재 정권의 비도덕성을 드러내는 촉매였으며, 언론을 통해 조작된 진실이 드러나면서 사회적 분노가 걷잡을 수 없이 퍼져 나갔습니다. 영화 속에서 이를 고발하는 기자 윤상삼(이희준)의 모습은 실제 동아일보 기자로서 사건을 폭로한 윤상삼 기자를 모델로 하고 있습니다. 그는 당시 엄청난 압력에도 불구하고 진실을 알리기 위해 고군분투했으며, 이는 영화에서도 매우 사실적으로 묘사됩니다. 검찰 내부 인물인 최환 검사(하정우)는 실제 인물 최환을 바탕으로 만들어졌으며, 당시 그의 결정적인 기소 유예 거부는 사건이 외부에 알려지는 데 큰 역할을 했습니다. 그는 정권의 압력에도 불구하고 법과 정의를 따르려 했던 인물로, 영화에서는 그 내부 갈등과 결단의 과정을 중점적으로 다룹니다. 또한 고(故) 이한열 열사의 등장은 영화에서 가장 감정적으로 고조되는 부분 중 하나입니다. 이한열은 연세대학교 경영학과 학생이었으며, 1987년 6월 시위 중 경찰이 쏜 최루탄에 맞아 사망했습니다. 그의 죽음은 6월 항쟁을 전국적인 민주화 시위로 확산시키는 계기가 되었고, 이는 결국 노태우의 직선제 개헌 수용으로 이어졌습니다. 영화는 그의 희생을 절대 미화하거나 과장하지 않으면서도, 그가 상징하는 ‘평범한 학생의 비범한 용기’를 섬세하게 그려내고 있습니다. 이 외에도 영화에는 이름 없이 살아간 수많은 시민들—여공, 대학생, 택시기사, 신문 배달부 등—의 시선이 등장합니다. 이들의 존재는 ‘위대한 사건은 위대한 개인만이 아닌, 평범한 다수의 연대에서 비롯된다’는 메시지를 전합니다. 바로 이 점에서 1987은 단순한 인물 중심의 영화가 아닌, ‘집단적 역사’를 그리는 영화로 평가받습니다.

2024년 시점에서 바라본 1987의 가치

2024년 현재, 영화 1987(2017)은 단순한 과거 회상용 콘텐츠를 넘어서서, 우리 사회가 잊지 말아야 할 가치와 방향성을 상기시키는 교육적 자산으로 자리 잡고 있습니다. 특히 사회적 갈등이 여전히 존재하고, 민주주의의 본질에 대한 고민이 계속되는 현시점에서 이 영화는 많은 시사점을 제공합니다. 우선, ‘진실을 알리는 것이 얼마나 위험하면서도 중요한가’에 대한 교훈은 여전히 유효합니다. 영화 속 인물들은 모두 자기 자리를 지키면서도 진실을 외면하지 않으려는 자세를 보여줍니다. 이들의 모습은 오늘날 언론, 교육, 정치 등 각계 분야에 몸담은 사람들에게 ‘소명의식’의 중요성을 되묻는 계기가 됩니다. 또한 영화는 우리에게 ‘역사를 잊지 말아야 하는 이유’를 명확히 보여줍니다. 민주주의는 자동으로 유지되는 시스템이 아니라, 항상 감시와 참여, 연대가 필요한 실천적 가치입니다. 영화를 접한 젊은 세대들은 그 시기의 참혹함과 열망을 체감함으로써 현재의 민주주의가 쉽게 얻어진 결과가 아님을 깨닫게 됩니다. 이 영화가 특히 주목받는 이유는, 정치적인 이념을 강요하지 않으면서도 본질적인 질문을 던지기 때문입니다. “당신이라면 그때 어떤 선택을 했을 것인가?”, “정의와 생존이 충돌할 때 우리는 무엇을 택해야 하는가?” 같은 질문은 관객 개개인의 윤리적 기준을 시험하며, 영화 이후에도 깊은 여운을 남깁니다. 마지막으로, 이 영화는 대한민국 민주주의의 ‘시민 서사’를 확립했다는 점에서도 중요합니다. 영웅 한 명이 모든 것을 해결한 것이 아니라, 수많은 평범한 이들이 자신의 자리를 지키고 한 걸음씩 내딛으며 만든 변화였다는 점. 그 메시지는 오늘날에도 여전히 유효하며, 앞으로도 여러 세대에게 전달되어야 할 소중한 가치입니다. 영화 1987은 단지 과거를 재현한 것이 아닙니다. 그것은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에게 주는 거울이자, 미래를 어떻게 맞이할 것인지에 대한 나침반입니다.

영화 1987(2017)은 단순한 시대극이 아닌, 민주주의를 향한 치열한 투쟁의 기록이며 우리가 지켜야 할 가치에 대한 강력한 메시지를 담고 있습니다. 이 작품을 통해 우리는 ‘진실은 반드시 밝혀진다’는 사실과, 그 진실을 지켜낸 사람들의 용기를 다시금 되새기게 됩니다. 오늘날 우리의 일상이 누군가의 분노와 눈물 위에 존재한다는 사실을 잊지 말고, 앞으로도 사회적 정의와 공동체적 연대의 정신을 지켜나가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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