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게스트(2018)의 퇴마 서사와 한국 사회의 악령 은유
‘더 게스트(2018)’는 OCN에서 방영된 한국 최초의 본격 오컬트 엑소시즘 드라마로, 퇴마를 주제로 한 장르적 도전을 성공적으로 이끌어낸 작품이다. 김홍선 감독과 서재원, 권소라 작가가 손잡고 만든 이 드라마는 무속과 가톨릭을 중심축으로 하여, 한국 사회에 내재한 악과 죄의식을 ‘악령 박일도’라는 존재를 통해 드러낸다. 드라마는 영매 윤화평, 사제 최윤, 형사 강길영이라는 세 인물을 중심으로 이야기를 전개하며, 각자의 트라우마와 상처를 지닌 이들이 어떻게 ‘악’과 마주하고, 그것을 물리치기 위해 고군분투하는지를 그린다. 단순한 공포를 넘어서, 이 드라마는 인간 내면의 어둠, 한국 사회의 죄책감, 공동체의 붕괴와 같은 주제를 교차시키며, 장르적 쾌감과 서사적 깊이를 모두 갖춘 한국 오컬트의 결정판으로 ..
2026. 2. 12.
시간 위의 집(2017)의 심리공포와 시간성의 구조
‘시간 위의 집(2017)’은 임대웅 감독이 연출하고 김윤진, 옥택연, 조재윤이 출연한 한국형 심리 미스터리 스릴러로, 한 집에서 벌어진 끔찍한 사건을 중심으로 시간의 흐름이 뒤엉키는 독특한 내러티브를 선보인다. 영화는 1992년 아들이 실종되고 남편이 살해된 사건의 유일한 생존자인 미희가, 25년 후 풀려나 집으로 돌아오면서 시작된다. 집 안에는 당시의 기억이 그대로 남아 있고, 미희는 그 집에서 시간의 문이 열리는 듯한 기이한 현상을 겪게 된다. ‘시간 위의 집’은 단순한 유령 이야기나 살인 사건의 진실을 파헤치는 스릴러가 아니라, 시간이라는 개념을 서사의 중심에 두고, 인간의 죄의식, 기억의 왜곡, 진실과 환상의 경계를 탐구하는 작품이다. 특히 이 영화는 폐쇄된 공간, 반복되는 사건, 불안한 시점 ..
2026. 2. 12.
피의 연대기(2017)의 월경 담론과 여성 서사
‘피의 연대기(2017)’는 김보람 감독이 연출한 장편 다큐멘터리로, 한국 사회에서 오랫동안 침묵되고 금기시되었던 ‘월경’이라는 주제를 정면으로 다룬 작품이다. 월경은 절반의 인류가 경험하는 생물학적 현상이지만, 오랫동안 부끄러운 일, 숨겨야 할 일, 혹은 수치스러운 일로 치부되어왔다. 이 다큐멘터리는 바로 그 ‘침묵’의 역사를 추적하고, 이를 통해 여성의 몸과 삶, 그리고 한국 사회가 어떻게 여성의 신체를 규정하고 억압해 왔는지를 날카롭게 보여준다. 단순한 월경 정보 전달을 넘어서, 이 영화는 여성의 몸에 대한 통제, 교육의 부재, 미디어의 왜곡된 이미지, 그리고 여성들이 스스로 자신의 몸을 인식하고 말하게 되는 과정까지 포괄한다. ‘피의 연대기’는 그 자체로 하나의 선언이며, 동시에 오래된 금기에 맞..
2026. 2. 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