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글605 강박과 계획 사이, 〈플랜 맨〉 솔직히 말하면 나도 플랜을 짜는 사람이다. 기상 시간, 운동 시간, 식사 시간, 식단 관리, 일과 여가 시간, 친구들과의 약속, 대인관계 유지, 취미생활, 자기계발까지 이 모든 걸 다 해내야 한다는 압박 속에 살다 보면 계획대로 되면 당연한 것이고, 이루지 못하면 패배자가 된 것 같은 기분이 든다. 이 영화를 보면서 그 틀이 나에게도 있다는 걸 새삼 깨닫게 된다. 완벽한 계획 속에 갇혀 사는 남자 주인공 이정석은 하루의 모든 것을 계획표대로 움직이는 남자다. 기상 시간부터 식사 메뉴, 이동 경로, 심지어 감정까지도 플랜 안에 넣어두고 살아간다. 위생 강박, 제자리 강박, 뾰족한 것에 대한 강박까지 다양한 강박을 가진 채 철저하게 통제된 일상을 반복한다.주변을 보면 강박을 가진 사람들이 생각보다 꽤 .. 2026. 4. 1. 웃다가 울다가, 〈수상한 그녀〉 저는 외증조할머니부터 외할머니, 어머니까지 3대를 곁에서 보며 자랐어요. 그래서인지 이 영화를 처음 틀었을 때 오말순 여사의 모습이 너무 익숙하게 느껴졌습니다. 지금 저도 20대가 엊그제 같은데 시간은 참 빠르게 흘러가더라고요. 마법의 사진관이 진짜 있다면, 노년기에 한 번쯤 들어가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드는 건 저뿐만이 아닐 꺼라 생각하며 수상한 그녀 소개 합니다. 칠순 할매가 스무 살로 돌아간 날 주인공 오말순은 욕이 입에 달고 살지만, 국립대 교수인 아들 반현철을 세상에서 제일 자랑스러워하는 전형적인 한국 할머니예요. 오랜 친구이자 과거 집에서 머슴살이를 했던 박 씨와 함께 아들이 세운 노인 카페에서 일하며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죠. 박 씨는 여전히 말순을 '아가씨'라고 부르는데, 그 장면 하나만.. 2026. 4. 1. 사람 냄새 나는 무대, 그 따뜻함 딩동댕, 익숙한 시그널 음악과 함께 시작되는 전국노래자랑. 수십 년간 안방을 지켜온 이 프로그램이 2013년 스크린으로 옮겨왔다. 이경규가 각본과 제작을 직접 맡고, 이종필 감독이 연출한 영화 《전국노래자랑》은 단순한 코미디를 넘어 우리 삶의 희로애락을 무대 위에 고스란히 담아낸 작품이다. 개봉일은 2013년 5월 1일, 러닝타임 112분. 흥행 성적은 약 120만 명으로 중박 수준이었지만, 지금까지도 편안하고 따뜻한 영화로 회자되는 데는 분명한 이유가 있다. 자극적인 소재도, 거창한 반전도 없지만 보고 나면 마음 한켠이 따뜻하게 채워지는 영화. 지금부터 천천히 들여다보자.' 꿈을 포기 못한 봉남과 그를 버티게 한 미애영화의 중심에는 가수의 꿈을 버리지 못한 백수 봉남(김인권)과 그를 묵묵히 뒷바라지.. 2026. 3. 31. 이런 시장이 있었다면 어땠을까_ 영화 댄싱퀸(2012) 2012년 극장가에 유독 따뜻한 영화 한 편이 걸렸다. 황정민과 엄정화. 이 두 이름만으로도 이미 기대치가 높았지만, 영화는 그 기대를 훌쩍 뛰어넘었다. 제작비 54억 원으로 400만 관객을 돌파하며 흥행에 성공한 《댄싱퀸》은 코미디, 감동, 사회 풍자가 한데 어우러진 작품이다. 이종필 감독의 전작 《과속스캔들》이 그랬듯, 이 영화 역시 거창한 소재 없이도 관객의 마음을 움직이는 법을 잘 알고 있다. 웃다 보면 어느새 가슴이 뭉클해지고, 또 어느 장면에선 속이 뻥 뚫리는 기분이 드는 영화. 지금부터 천천히 들여다보자. 신촌 마돈나의 꿈, 그리고 묻어버린 시간영화의 한 축은 한때 신촌 마돈나로 불렸던 정화(엄정화)다. 대학 시절 댄스 가수를 꿈꿨지만 결혼과 함께 그 꿈을 서랍 속 깊이 묻어버린 여자.. 2026. 3. 31. 말 못할 사랑을 말해버린 영화 우연히 걸려온 전화 한 통. 서로 얼굴도 모른 채 나눈 대화가 사랑으로 이어진다면 어떨까.《나의 PS 파트너》는 그 황당하고도 솔직한 질문에서 시작하는 영화다. 2012년 12월 개봉해 청소년 관람불가 등급임에도 불구하고 약 181만 명의 관객을 동원하며 흥행에 성공했다. 자극적인 소재를 내세웠지만, 정작 영화가 말하고 싶었던 건 훨씬 보편적인 이야기였다. 사랑받고 싶으면서도 사랑하는 법을 모르는 사람들의 이야기. 누구나 한 번쯤은 그런 시절이 있지 않았을까. 그 보편적인 감정을 파격적인 방식으로 꺼내든 영화가 바로 이 작품이다. 황당한 시작, 진짜 감정의 시작영화는 실연당한 남자 현승(지성)과 권태로운 연애에 지쳐 있는 여자 윤정(김아중)이 전화 착신 오류로 엉뚱하게 연결되면서 시작된다. 폰섹스라는.. 2026. 3. 30. 조선명탐정3, 탐정은 어디 갔나 2018년 2월, 극장가에 조선명탐정 시리즈의 세 번째 작품이 걸렸다. 1편이 약 480만 명, 2편이 약 390만 명을 동원하며 쌓아온 흥행 계보. 김명민·오달수 콤비에 김지원이 새롭게 합류하며 기대감도 충분했다. 그러나 결과는 244만 명. 손익분기점인 300만 명에도 미치지 못하며 시리즈 최초의 흥행 실패를 기록했다. 숫자는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 시리즈 팬으로서 이 영화를 마주했을 때의 당혹감은 꽤 컸다. 기대가 클수록 실망도 크다는 말이 이렇게 잘 맞아떨어질 줄이야. 무엇이 문제였을까, 하나씩 들여다보자.정체성을 잃어버린 탐정 영화조선명탐정 시리즈의 핵심은 추리와 코믹의 균형이다. 1편은 이 두 가지를 신선하게 조합해 시리즈의 기반을 닦았고, 2편은 인신매매와 신분제라는 사회적 메시지를 얹으며 .. 2026. 3. 30. 이전 1 2 3 4 ··· 10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