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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킬러스 2024, 흥행은 실패했지만 예술은 살아있다

by 취다삶 2026. 4.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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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객이 생각하게 만드는 영화가 있다. 영화 더 킬러스 2024는 그런 영화다. 코믹하고 가벼운 걸 원하는 관객이라면 낯설고 불편하게 느낄 수 있지만, 바로 그 낯섦이 이 영화의 존재 이유라고 생각한다.

더 킬러스(2024) 영화 포스터 사진
더 킬러스(2024)

 

 

 

 


4명의 감독, 하나의 세계관을 각자의 방식으로


더 킬러스 2024는 어니스트 헤밍웨이의 단편 소설 살인자들을 모티브로 만들어진 작품이다. 김종관, 노덕, 장항준, 이명세 감독이 각각 다른 스타일로 4개의 이야기를 만들었고, 그 네 편이 모여 하나의 영화를 이룬다. 살인, 기다림, 정체 불명의 인물이라는 테마를 공유하면서도 각 감독의 색깔이 뚜렷하게 살아있다는 점이 이 영화의 가장 독특한 구조라고 생각한다.
어니스트 헤밍웨이라는 문학적 기반이 있다는 것 자체가 이 영화가 단순한 상업 영화가 아닌 예술 영화로서의 방향성을 처음부터 명확히 하고 있다는 신호라고 느낀다. 하나의 세계관을 네 명의 감독이 각자 해석한다는 방식은 실험적이고 도전적이다. 같은 소설에서 출발했지만 네 편의 이야기가 전혀 다른 온도와 질감을 가지고 있다는 점이 이 영화를 단순히 옴니버스 영화라고 부르기에는 뭔가 더 있다는 느낌을 주게 만든다.


쟁쟁한 감독 라인업이라는 표현이 이 영화에 가장 잘 어울린다고 생각한다. 김종관, 노덕, 장항준, 이명세라는 이름들은 한국 영화계에서 각자 뚜렷한 색깔을 가진 감독들이다. 그들이 같은 원작을 두고 각자의 방식으로 풀어낸 결과물이라는 것, 그리고 그 결과물들이 하나의 스크린 안에 모였다는 것만으로도 이 영화는 충분히 주목할 이유가 있다고 느낀다.


관객 13,000명, 그러나 묻히기에는 아까운 영화


관객 수 약 13,000명이라는 수치는 솔직히 충격적이다. 이 숫자면 극장에서 사실상 묻혀버린 것이나 다름없다. 하지만 그 숫자가 이 영화의 가치를 설명하지는 않는다고 생각한다. 상업적 성공과 예술적 가치는 언제나 같은 방향을 가리키지 않는다는 걸 이 영화가 가장 선명하게 보여주는 사례라고 느낀다.


입소문을 타고 도는 영화들에는 특징이 있다. 자극적이거나, 공감대가 넓거나, 아니면 화제성이 있어야 한다. 더 킬러스는 그 어느 쪽도 아니다. 새로운 형식을 실험하고, 문학적 원작을 기반으로 하며, 관객에게 생각할 것을 요구한다. 코믹하지 않고, 빠르지 않고, 명쾌하지 않다. 그 때문에 대중과의 접점을 찾지 못했고, 극장에서의 흥행은 실패로 끝났다.
그런데 흥미로운 건 극장 이후의 반응이다. 극장에서 관객을 모으지 못했지만 OTT에서 이 영화에 관심을 가진 관객들이 더 많았다는 점이 이 영화의 성격을 다시 한번 말해준다고 생각한다. 천천히 자신의 속도로 영화를 소비하고 싶은 관객, 생각하면서 보고 싶은 관객, 실험적인 형식에 열린 시선을 가진 관객들이 극장이 아닌 OTT를 통해 이 영화를 발견한 것이다. 극장 흥행 실패가 곧 관객과의 단절을 의미하지 않는다는 걸 더 킬러스의 OTT 반응이 보여준다.


예술 영화로서의 평가, 이 영화가 남기는 것


더 킬러스 2024는 상업적 성공과는 거리가 멀었지만 예술 영화로서의 평가는 다른 자리에 있다고 생각한다. 4명의 감독이 하나의 원작을 두고 각자의 방식으로 풀어낸 실험이 성공했느냐 실패했느냐를 단순히 관객 수로 판단하는 건 맞지 않는다. 이 영화가 시도한 형식 자체, 그 도전의 의미 자체가 이미 하나의 가치를 가진다고 느낀다.
관객이 생각하게 만드는 영화가 흥행하기 어려운 현실은 한국 극장 시장이 가진 구조적 한계를 보여주는 단면이기도 하다. 빠르고 명쾌하고 웃기는 영화를 원하는 대중과, 느리고 묵직하고 생각을 요구하는 예술 영화 사이의 간극이 이 영화에서 가장 극명하게 드러났다고 생각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더 킬러스는 그 간극 안에서 자신만의 자리를 찾아냈고, 극장이 아닌 다른 공간에서 자신을 알아봐 줄 관객과 천천히 만나고 있다. 네 감독의 시선이 하나의 세계관 안에서 어떻게 충돌하고 공명하는지는 직접 확인해 보길 바란다.


스트리밍 안내 — 글 작성 시점 기준 왓챠, 웨이브에서 감상 가능하다.

 

단, 플랫폼 사정에 따라 언제든지 변동될 수 있으니 사전에 확인 후 이용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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