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8만 킬로미터 떨어진 달 위에 혼자 남겨진 인간. 영화 더 문 2023은 한국 영화 최초로 달 탐사를 본격적으로 다룬 SF 영화라는 도전 하나만으로도 충분히 주목할 가치가 있는 작품이다.

한국형 우주 영화, 그 대담한 시도
2029년, 대한민국의 달 탐사선 우리호가 달을 향해 나아간다. 전 세계가 주목하는 역사적인 순간이지만 태양 흑점 폭발로 인한 강력한 태양풍이 우리호를 덮치고 황선우(도경수) 대원 혼자 달에 고립된다. 지구에서는 나로우주센터 전임 책임자 김재국(설경구)이 구조 작전에 뛰어들고, NASA 총괄 디렉터 문영(김희애)이 사건의 핵심 키를 쥔 인물로 등장하면서 지상과 우주를 동시에 아우르는 이야기가 펼쳐진다.
한국 영화에서 이 정도 스케일의 우주 영화를 시도했다는 것 자체가 의미 있는 도전이라고 생각한다. IMAX 개봉을 목표로 VFX와 DI 과정을 4K 해상도로 처리했다는 제작 방식에서 이 영화가 얼마나 야심 차게 만들어졌는지를 알 수 있다. 실제 NASA를 연상케 하는 연출, 우주 공간의 시각적 구현, 달 표면의 묘사 같은 요소들은 한국 기술로 만든 우주 영화가 어디까지 가능한지를 보여주는 시도로서 충분히 가치 있다고 느낀다.
도경수의 연기가 이 영화를 버티는 기둥이라고 생각한다. 공포, 절망, 포기 직전의 감정을 혼자서 끌고 가야 하는 역할인 만큼 배우의 연기력이 영화 전체의 몰입도를 결정한다. 지상과 우주의 교차 편집이 만들어내는 긴장감도 이 영화의 관람 포인트 중 하나라고 느낀다.
신선한 설정, 그러나 채워지지 않은 빈자리
더 문 2023은 아쉽게도 약 51만 명의 관객에 그쳤다. 한국 SF 블록버스터로서의 기대치를 채우지 못한 결과라는 점에서 흥행 참패라는 평가를 피하기 어렵다. 설경구, 도경수, 김희애라는 탄탄한 캐스팅과 대규모 제작비에도 불구하고 관객과의 접점을 찾지 못했다는 아쉬움이 남는다.
비판적으로 볼 때 이 영화의 가장 큰 약점은 캐릭터의 평면성과 반복되는 위기 속에서도 충분히 쌓이지 않는 긴장감이라고 생각한다. 생사의 위기가 반복되는데도 감정의 온도가 기대만큼 올라오지 않는 순간들이 있다. 마션이라는 비슷한 구조의 할리우드 영화와 자연스럽게 비교되는 것도 이 영화가 넘어야 할 벽이었다. 한국형 감성을 담으려는 시도가 일부 관객에게는 지나친 신파로 받아들여졌다는 점도 흥행 실패의 원인 중 하나로 지적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 영화가 우주라는 소재를 본격적으로 다뤘다는 시도의 의미는 지워지지 않는다. 성공했느냐 실패했느냐와 별개로 이 영화가 남긴 도전의 흔적은 이후 한국 SF 영화가 나아갈 방향을 조금이나마 열어줬다고 생각한다. 황선우가 38만 킬로미터 거리를 어떻게 버텨내는지는 직접 확인해 보길 바란다.
영화 정보
개봉일 : 2023년 8월 2일
감독 : 김용화
장르 : SF / 액션 / 드라마
러닝타임 : 129분
주연 : 설경구, 도경수, 김희애
누적 관객수 : 약 51만 명
등급 : 12세 이상 관람가
정보 출처 : 다음영화, 씨네21, 나무위키
스트리밍 안내 — 글 작성 시점 기준 티빙, 웨이브, 왓챠에서 감상 가능하다.
단, 플랫폼 사정에 따라 언제든지 변동될 수 있으니 사전에 확인 후 이용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