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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ther – 침묵을 깬 용기가 민족을 살리다

by 취다삶 2025. 12. 4.

Esther (에스더)는 구약 성경에 기록된 페르시아 제국의 여왕 에스더의 이야기를 바탕으로 한 영화로, 역사 속 가장 조용한 혁명을 이끈 한 여인의 내면과 선택을 깊이 있게 조명합니다. 에스더는 왕비라는 지위를 가진 이방 여성이자 유대인으로서, 민족의 멸망 앞에 단 하나의 선택을 맡은 인물입니다. 이 영화는 화려한 궁정의 이면, 권력의 그림자, 그리고 침묵을 깨기까지의 고뇌를 담담하고 아름답게 풀어내며, 진정한 리더십과 믿음의 힘이 무엇인지 묻습니다. 본문에서는 침묵을 깬 용기가 민족을 살리다, 왕후의 자리보다 무거운 이름, 하만의 음모를 넘은 지혜의 전략이라는 세 가지 소제목을 중심으로, 영화 Esther가 전하는 믿음의 여정을 함께 따라가 봅니다.

 

 

침묵을 깬 용기가 민족을 살리다

에스더의 여정은 뜻밖의 선택에서 시작됩니다. 바사 왕 아하수에로는 자신의 권위를 훼손했다는 이유로 왕후 와스디를 폐위하고, 새 왕비를 찾기 위해 제국 전역에서 젊은 여성들을 궁으로 소환합니다. 그 속에 유대인 고아 소녀 하닷사, 곧 에스더가 있습니다. 그녀는 자신이 유대인이라는 사실을 숨긴 채 궁에 들어가고, 뛰어난 용모와 성품으로 왕의 총애를 받아 왕후가 됩니다. 그러나 그녀의 이야기는 여기서 시작됩니다. 왕후가 된 후, 그녀는 자신이 왜 이 자리에 있게 되었는지를 곱씹기 시작합니다. 유대인 학살 음모가 제국 전역에 퍼질 때, 그녀는 외면하거나 침묵할 수도 있었습니다. 실제로 왕의 법에 따라 부름 받지 않고 왕에게 나아가는 자는 사형을 당할 수 있었기에, 에스더의 침묵은 생존을 위한 가장 안전한 선택이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모르드개는 말합니다. “네가 왕후가 된 것이 이 때를 위함이 아닌 줄을 누가 알겠느냐?” 에스더는 이 말에 흔들리고, 마침내 가장 두려운 길을 택합니다. 죽음을 각오하고 왕 앞에 나아가는 이 장면은 영화의 핵심이자 감정의 정점입니다. 단순한 결단이 아니라, 침묵을 깨기까지의 수많은 갈등과 기도의 결과입니다. Esther는 이 장면을 통해 말합니다. 진짜 용기는 고함이 아니라 침묵 속에서 생겨나는 울림이며, 그 침묵을 뚫고 나온 말 한 마디가 한 민족을 살릴 수 있다고. 에스더는 왕후로서가 아니라, ‘믿는 자’로서 자신의 소명을 깨닫고, 그 길을 묵묵히 따르기 시작합니다.

 

에스터(2013) 포스터 사진
에스터(2013)

왕후의 자리보다 무거운 이름

에스더는 이름을 바꾸고, 정체성을 숨기고, 새로운 삶에 들어섰습니다. 그러나 정체성을 버렸다고 해서 사명까지 사라지지는 않았습니다. 그녀의 진짜 이름은 ‘하닷사’  유대인 여성으로서의 정체성은 운명처럼 그녀를 다시 부릅니다. 영화는 이 내면의 충돌을 섬세하게 묘사하며, ‘나는 누구인가’라는 질문을 중심에 놓습니다. 왕후로서의 삶은 화려합니다. 궁전의 벽은 안전하고, 금으로 장식된 보석과 비단은 외적인 안식을 제공합니다. 그러나 외적인 안락함은 내적인 평화를 보장하지 않습니다. 그녀는 매일 밤 침묵의 무게에 눌리며, 자신이 어떤 삶을 살아야 하는지를 고민합니다. 그녀의 정체성이 시험받는 순간은 하만이 유대인들을 멸절시키려는 칙령을 공포하면서부터입니다. 모르드개의 통곡, 유대인들의 금식, 거리의 침묵은 왕궁 안의 안락함을 뒤흔들며 그녀를 흔듭니다. 그녀는 더 이상 왕후가 아닌, 한 유대인의 딸, 한 민족의 대변인으로 다시 태어나야만 했습니다. 이 영화는 그 변화의 과정을 단순한 각성으로 그리지 않고, 고통스러운 선택과 고뇌를 통해 보여줍니다. 그녀는 금식을 요청하고, 백성들과 함께 고통을 공유합니다. 이것은 권력이 아닌 연대의 선택이며, 신 앞에서 자신을 다시 내어놓는 신앙의 행위입니다. Esther는 우리에게 말합니다. 왕후의 자리가 곧 위대함이 아니라, 그 자리를 어떻게 사용하는가에 따라 진정한 가치가 결정된다고. 그리고 에스더는 그 자리를 사용해 하나님의 뜻을 이루는 도구가 됩니다.

 

 

하만의 음모를 넘은 지혜의 전략

에스더의 용기는 단지 왕 앞에 나아간 것에 그치지 않습니다. 그녀는 자신의 민족을 구하기 위해 지혜로운 전략을 펼칩니다. 하만이라는 권력자는 왕의 신임을 등에 업고 유대인 말살 계획을 실행에 옮깁니다. 그의 교만과 음모는 겉으로 보기엔 완벽해 보이지만, 에스더는 그 사이를 비집고 들어갑니다. 그녀는 왕에게 곧장 진실을 폭로하지 않습니다. 대신, 두 차례의 잔치를 열고, 왕과 하만을 초대하여 분위기를 조성합니다. 이는 단순한 시간 끌기가 아니라, 왕의 호기심을 자극하고 긴장을 고조시키며, 심리적 반전을 유도하는 치밀한 설계였습니다. 두 번째 잔치에서 마침내 에스더는 말합니다. “제가 죽게 되었나이다.” 그리고 그 이유가 바로 하만 때문임을 밝힙니다. 왕은 경악하고, 하만은 공포에 질리며, 역전의 순간이 찾아옵니다. 이 장면은 단순한 드라마틱한 반전이 아니라, 하나님의 타이밍에 순종한 사람의 담대한 결과입니다. 하만이 모르드개를 처형하려고 준비한 장대에 자신이 매달리는 결말은, 영화 전체의 상징적인 복선 해소입니다. 이는 단순한 인과응보가 아니라, 정의가 고요히 실현되는 방식이며, 하나님께서 상황을 어떻게 역전시키시는지를 보여주는 중요한 메시지입니다. 에스더는 권력으로 맞서지 않았습니다. 대신 믿음과 지혜, 인내와 타이밍을 통해 가장 치열한 전투를 승리로 이끕니다. 영화는 마지막까지 에스더의 내면을 비추며, 겉으로는 평온한 얼굴 속에 숨겨진 수많은 기도와 떨림, 그리고 담대함을 강조합니다. Esther는 단지 여성의 용기를 다룬 영화가 아닙니다. 그것은 선택받은 자가 자신 안의 두려움을 넘어서 하나님의 뜻을 향해 나아갈 때, 어떻게 역사가 바뀌는지를 보여주는 이야기입니다. 그리고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에게도 조용히 질문합니다. “지금 당신이 침묵해서는 안 될 그 순간은 언제입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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