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연휴는 바쁜 일상 속에서 잠시 벗어나 가족, 연인, 친구들과 함께 의미 있는 시간을 보내기에 최적의 시기입니다. 특히 명절 특유의 정서와 함께 여행을 계획한다면, 그 여정은 단순한 휴식 이상의 경험으로 남게 됩니다. 한국의 대표적인 자연 관광지 중 하나인 강원도는 고유의 문화와 풍경, 먹거리가 어우러진 곳으로, 가을철 정취를 한껏 느낄 수 있는 여행지입니다. 이번 글에서는 자동차를 이용해 국도를 따라 여유롭게 떠나는 3박 4일 강원도 여행 일정을 소개합니다. 추석 연휴를 활용하여 고속도로가 아닌 국도를 선택함으로써, 보다 자연에 가까운, 사람 냄새나는 여행을 즐길 수 있도록 숙박, 관광지, 식사 코스를 상세하게 구성했습니다.
국도로 떠나는 자동차 여행
첫날은 서울 또는 수도권에서 이른 아침 출발을 권장합니다. 고속도로 대신 국도 6번을 따라 동쪽으로 향하면 양평, 홍천, 인제를 거쳐 강원도의 중심부로 서서히 진입하게 됩니다. 첫 번째 주요 경유지는 양평의 들꽃수목원 또는 두물머리로, 잠깐의 산책과 휴식을 통해 도시의 피로를 털어낼 수 있습니다. 이곳에서 간단한 커피나 아침 식사를 해결한 뒤, 본격적인 강원도 진입 코스인 홍천 방면으로 향합니다. 홍천에 도착하면 강변을 따라 조성된 산책로와 감성 카페들이 여행자의 시선을 끌어당깁니다. 특히 최근 SNS에서 인기를 끄는 ‘홍천 강변 블루카페 거리’는 강을 바라보며 커피 한 잔을 즐길 수 있는 뷰 맛집입니다. 카페 인근에는 가벼운 등산이 가능한 소노펠리체 트레킹 코스도 있어, 여행 도중 가볍게 몸을 풀 수 있습니다. 점심 식사는 홍천 대표 향토 음식점에서 메밀 막국수와 수육, 감자전으로 구성된 정식을 추천합니다. 지역에서 재배된 신선한 메밀과 감자는 일반 도시의 맛집과는 비교할 수 없는 깊은 맛을 선사합니다. 오후에는 인제 방면으로 국도 44호선을 따라 이동하면서, 숲 속의 자작나무길에 들러보는 것도 좋습니다. 인제 원대리 자작나무 숲은 잘 정비된 산책로와 자연 그대로의 숲이 조화를 이루며, 마치 동화 속에 들어온 듯한 기분을 줍니다. 사진 촬영 장소로도 인기가 높으며, 숲 속의 고요함은 명절의 번잡함을 잠시 잊게 만들어줍니다. 해가 저물 무렵에는 양양 방향으로 이동하여 숙소 체크인을 합니다. 추천 숙소는 양양 하조대 해변 근처의 감성 펜션이나 한옥 스테이로, 최근에는 조용하고 프라이빗한 숙소들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저녁 식사는 양양읍에 위치한 닭강정 전문점 또는 숯불 닭갈비 전문점에서 즐길 수 있습니다. 특히 숯불 닭갈비는 은은한 향과 깊은 맛으로 지역 특유의 음식문화를 경험하게 해 줍니다. 숙소로 돌아와 베란다에서 파도 소리를 들으며 커피 한 잔을 즐긴다면, 첫날의 여정은 완벽하게 마무리될 것입니다. 자연 속에서의 하루는 마음까지 정화시켜 주며, 내일을 기대하게 만듭니다.
관광지와 식도락 즐기는 둘째 날
둘째 날은 양양에서 속초, 고성까지 이어지는 동해안 루트를 중심으로 구성됩니다. 아침에는 낙산사로 향해 해돋이를 감상하며 하루를 시작합니다. 낙산사는 동해를 배경으로 자리잡은 아름다운 사찰로, 신라시대부터 이어져온 유서 깊은 절입니다. 바다를 바라보며 고요히 사색을 즐기거나, 해수관음상 아래에서 기도를 드리면 여행 중 마음의 평안을 얻을 수 있습니다. 주변 산책로를 따라 걷다 보면, 동해의 시원한 바람과 파도 소리가 귀를 간지럽히며 도심에서 잊었던 감각을 되살려줍니다. 아침 산책을 마치고 속초 중앙시장으로 향합니다. 중앙시장은 속초 여행의 필수 코스로, 신선한 해산물과 다양한 지역 먹거리를 경험할 수 있는 곳입니다. 대표 메뉴로는 오징어순대, 닭강정, 물회가 있으며, 특히 강원도의 물회는 양념의 균형이 뛰어나고 시원한 국물이 인상적입니다. 시장 내 포장마차에서 식사 후에는 근처의 영금정, 동명항, 아바이마을을 가볍게 둘러보는 코스를 추천합니다. 아바이순대, 갯배 타기 체험 등 관광과 체험이 함께 어우러지는 점도 속초의 매력입니다. 오후 일정은 설악산 국립공원 방문입니다. 등산 대신 권금성 케이블카를 타고 정상에 올라가면, 가을 단풍과 푸른 동해가 한눈에 내려다보입니다. 특히 9월 말~10월 초에는 단풍이 서서히 물들기 시작하여, 선선한 날씨 속에서 최고의 풍경을 만날 수 있습니다. 케이블카 하차 후 약간의 산책로를 따라 이동하면 권금성 정상 전망대에 도달할 수 있으며, 여기서 바라보는 설악산의 웅장함은 감탄을 자아냅니다. 저녁은 고성의 토성면 방면으로 이동하여 조용한 해변 근처의 횟집에서 싱싱한 광어, 우럭, 도다리 등을 즐기는 것을 추천합니다. 현지 어부들이 당일 잡아온 해산물을 바로 손질하여 제공하는 이들 식당은 프랜차이즈에서는 느낄 수 없는 특별한 맛을 선사합니다. 숙소는 고성 백도 해변 근처 오션뷰 펜션이나 소규모 캠핑장으로 예약해 두면, 파도 소리를 배경으로 밤을 보낼 수 있습니다. 이처럼 둘째 날은 관광, 체험, 식도락이 조화롭게 구성된 코스로, 추석 연휴 중 가장 풍성한 하루가 될 것입니다.
자연과 마을
셋째 날은 고성에서 강릉까지 남하하는 여정으로, 바닷길을 따라 감성적인 해변 도시들을 하나씩 탐험하는 날입니다. 첫 번째 정차지는 정동진. 이곳은 기차역과 해변이 가장 가까운 장소로 잘 알려져 있으며, 새벽 해돋이를 감상하거나 해안선을 따라 산책하기에 좋은 코스입니다. 조용한 정동진역을 지나며 철길 옆을 걷는 경험은 평범한 도심 여행에서는 느낄 수 없는 감성을 제공합니다. 정동진을 떠나 주문진항으로 향하면, 속이 꽉 찬 대게, 문어, 가리비 등의 해산물을 저렴한 가격에 만나볼 수 있습니다. 점심은 항구 근처의 수산시장 식당에서 제공하는 해산물 뷔페 또는 모둠 해산물 플래터를 추천합니다. 강원도만의 푸짐한 인심과 해산물의 싱싱함이 만나 여행자들의 입을 즐겁게 합니다. 강릉 도심으로 이동한 후에는 오죽헌을 방문해보세요. 율곡 이이와 신사임당의 이야기를 품은 이 공간은 조용한 분위기 속에서 역사 교육적인 가치도 갖고 있어 가족 여행객들에게 특히 좋습니다. 이어 경포대와 경포호 산책로를 걷거나, 강릉 커피 거리에서 강릉 로컬 로스터리의 수제 커피를 즐기며 여유를 만끽할 수 있습니다. 가을 강릉은 해변과 단풍이 어우러져 독특한 매력을 발산하며, 모든 감각을 자극하는 도시입니다. 숙소는 경포해변 뷰를 갖춘 호텔 또는 리조트를 추천합니다. 해 질 무렵 커튼을 열고 붉게 물든 하늘과 바다를 바라보며 와인 한 잔을 즐기면, 그 자체로 하나의 영화 같은 순간이 연출됩니다. 넷째 날 아침은 조식 포함 숙소에서 천천히 시작하고, 이후 평창 방향으로 국도 6번을 타고 이동합니다. 평창에서는 허브나라 농원에서 다양한 허브 식물과 자연정원을 감상하고, 근처의 이효석 문학관을 방문해 문학적 감수성을 채워보는 것도 좋습니다. 점심은 평창 한우를 이용한 로컬 맛집에서 한우 샤부샤부나 불고기를 즐기며 여정의 마지막을 장식할 수 있습니다. 서울로 돌아가는 길은 원주 IC 또는 횡성 IC를 통해 고속도로를 타되, 시간적 여유가 있다면 중간에 횡성휴게소에 들러 ‘횡성한우버거’ 같은 특색 있는 간식을 맛보는 것도 좋습니다. 이처럼 추석 연휴의 마지막 날은 천천히 여유롭게 이동하며 정리의 시간을 가지는 데 초점을 맞추는 것이 좋습니다. 여행의 마무리는 복잡함이 아닌 여유와 감사로 채워야 그 여운이 길게 남습니다.
추석 연휴를 활용한 강원도 국도 여행은 단순한 휴식이나 이동이 아닌, 자연과 인간, 역사와 문화를 함께 체험할 수 있는 여정입니다. 도시의 속도에서 벗어나 국도의 리듬에 몸을 맡기며, 가을이 시작되는 강원도의 매력을 오롯이 느껴보시기 바랍니다. 가족과 함께, 연인과 함께, 또는 혼자라도 충분히 의미 있는 시간이 될 것입니다. 올해 추석, 가장 한국적인 방법으로 가장 아름다운 여행을 떠나보세요.